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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강의

동아시아 고전학의 방법 제55회
시도분코(斯道文庫) 서지학 실습(3)

일시
2019년6월22일(토)、23일(일)
회장
게이오기주쿠대학 부속연구소 시도분코
강사
사사키 다카히로[佐々木孝浩]교수

기본정보

개요

게이오기주쿠대학 부속연구소 시도분코에서 사사키 다카히로 교수를 강사로 모시고 서지학 강의 및 실습을 실시합니다.
참가 학생은 도쿄대학, 교토대학, 홋카이도대학에서 일본 고전문학을 배우는 대학원생입니다.
이번이 제2회차입니다.
또한 이 강좌는 정원제입니다.

주최

국제협력에 의한 동아시아 고전학의 차세대 전개──문자세계의 프론티어를 시점으
게이오기주쿠대학 부속연구소 시도분코

당일레포트

 게이오기주쿠대학 시도분코에서 제3회 서지학 실습을 실시하였습니다. 지난 두 번의 실습과 마찬가지로 사사키 히로아키(佐々木孝浩) 선생님의 협조로 시도분코 자료를 열람하면서 서지학의 기초적인 사항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리포트 일부를 아래에 게재하겠습니다. 다만 게재하는 과정에서 표현에 약간 수정을 가한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서 데후란스(도쿄대학 외국인 연구생・파리 국립고등연구원)》
 
 서지학자의 눈으로 보면, 전적이 얼마나 역사성을 가진 것인지 분명히 알게 된다. 현존하는 전적이 우여곡절 끝에 전해졌다는 점을 이해하고 동시에 현존하지 않는 작품도 많다는 점도 알게 된다. 그것은 불변의 정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잃어버린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담이지만, 서양 고전을 전공으로 하는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잃어버린 작품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알렉산드리아 문고가 큰 화재로 소실된 에피소드는 대표적인 것이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자성록』의 사본이 한 점 밖에 없다던지, 루크레티우스의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는 15세기에 포조 브라촐리니가 독일의 수도원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도 기록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것이며, 정전을 구성하고 있는 다수의 작품은 영원부동의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위의 이야기가 예외로 취급되는 것은 정전의 견고한 지위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몇 년 전, 우연히 앙리 바든의 『잃어버린 라틴 문학』을 읽었을 때, 현재 전해지고 있는 문학이 얼마난 단편적인지 납득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서지학의 관심사항 중 하나는 전적 전승의 역사를 확인하는 것에 있다. 이를 통해 전적의 제작시점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또한 전적의 보존 형태의 다양성도 엿볼 수 있다. 근세 장서를 예를 들면, 궁정 장서의 발전(고요제이 천황, 고미즈노오 천황의 긴리분코), 공가 (레이제이가, 야나기하라가)의 장서의 존속과 함께 막부(모미지야마문고)와 다이묘(마에다가)의 전적수집이 있지만, 서지학은 그야말로 이러한 장서와 근대 도서관, 자료관(궁내청 서릉부, 내각문고, 존경각문고)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전승 루트에 대한 탐색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작업에 의해, 현재 「작품」으로 여겨지는 텍스트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전해졌는지 알 수 있고, 또한 전적과 그 전승이 얼마나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지학자의 눈으로 작품을 보면 사물로서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현대에서는 텍스트를 책이라는 형태로부터 분리하는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지 모르겠지만, 근대 이전, 특히 사본이 주류였던 시대에는 책을,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 중립적인 매개로서 보는 일은 드물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사본 (혹은 사본을 대신하는 목판인쇄)에 있어서 서예가 중시되었던 것에 의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책으로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특징은 책의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전형적인 예는 장정이 구별되어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근대 이전에 장정은 다양성(간스본, 오리혼, 뎃쵸소, 데쓰요소, 후쿠로토지)을 보이는데, 책을 어떠한 장정으로 제작하느냐에 따라 그 전적의 위치나 사물로서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예를 들면 간스본과 오리혼이 권위가 있는 형태로 여겨졌기 때문에 권위가 있는 장르 (특히 불전, 한적, 후에는 와카)는 보통 이 두 장정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필자가 궁금했던 점은 왜 서양에서는 이러한 사물로서의 성격이 문학의 범위로부터 거의 완전히 제외되었는가다. 서양문화에 있어서 메타포로서의 「책」에 대해서 유명한 논문을 쓴 쿠르티우스는 그 이미지의 변천을 거슬러 올라가 성서 이전에 책이 존재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세계를 생각하는 중요한 메타포로서 책을 재평가한 것은 성서였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물로서의 책이 고찰의 대상이 되길 기대할 수 있었지만, 기묘하게도 그 이미지는 다른 발전을 이루었다. 로저 샤르티에가 지적하는 대로, 17세기 이후 본문을 책의 영혼, 장정 등을 책의 몸체로 여기는 인식이 생겨났고, 18세기 독일에서 판권(과 인세)를 둘러싼 치열한 논의가 벌어진 가운데에서 작품이 어떻게 인쇄되든 작자의 것이라는 것을 정당화하는 이미지로 계승되었다. 그 결과, 책 안에 주요한 텍스트(영혼)과 부차적인 사물로서의 책(몸체)가 따로 존재한다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어 사물로서의 전적의 의식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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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도쿄대학 외국인 연구생・북경대학 박사과정)》
 
 오리혼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송판『은자함음(殷字函音)』이었다. 「은」이라는 글자가 피휘로 말필이 없는 까닭에 송대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안에는 「능인선사대장(能仁禅寺大蔵)」이라는 장방형 묵인이 있고, 또한 비란(眉欄)에는  다이고지(醍醐寺) 묵인이 있다. 와혼에서는 오리혼의 예로서 고마쓰 시게미의 구장본, 「시게미 히쿄(茂美秘笈)」라는 장서인을 가진 『겐지모노가타리 계도(源氏物語系図)』를 소개해 주셨는데 대단히 훌륭한 서적이었다. 또한 「오리혼」과 「오리초」의 구별을 설명하기 위해 전형적인 예로서 『삼주롯가센(三十六歌仙)』을 보여주셨다. 분명히 이 책은 오리혼처럼 완전히 펼칠 수 없었다. 그 원인은 서로 맞대고 있는 부분의 좌측 끝을 풀로 붙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풀로 붙이는 것은 「뎃쵸소」를 연상시킨다. 「뎃쵸소」의 예로서 가마쿠라 시대에 쓰인 『정권정요(貞観政要)』권5를 열람하였다. 두 장의 접은 부분이 풀로 붙여져 있고, 펼쳤을 때 두 장의 종이가 나비처럼 보이기 때문에 「쵸쵸소」라는 미칭이 있다. 중국의 고전적에는 「호접장」이라는 장정 형식도 있다. 지금 중국에 남아있는 「쵸쵸소」은 송원대의 것이 많고, 명청 내부(内府)도 이 장정을 사용하였다. 시도분코에 있는 중국의 「호접장」으로서 원간본『자치통감(資治通鑑)』권88과 명가정중내부초본『영락대전(永楽大典)』권8령94의 한 장을 열람했다. 그 자료들을 비교하여 일본의 「뎃쵸소」와 중국의 「쵸쵸소」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두 가지 장정 형식은 근본적으로 같으며 종이를 접은 부분이 안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중국의 판본에는 일반적으로 판광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쵸쵸소」 판본은 안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분명히 보인다. 그리고 그 특징은 중국에서 나중에 나온 「포배장」「면장」(즉 판심이 밖을 향한다)과 분명히 구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와본 「뎃쵸소」는 사본이며 괘선을 사용하고 있어서 판광이 없기 때문에 그 특징이 선명하지 않다. 위의 내용 외에 여러 장정 형식의 크기, 외제의 위치, 개장을 판단하는 방법, 서적의 정보를 기록할 때의 주의점 등에 대해서도 공부가 되었다. 
 내게 흥미로웠던 것은 일본에 남겨진 간스본이다. 나의 연구 테마는 『문선』의 고초본이기 때문에 간스본의 『문선』고초본 및 그에 관한 서지학 정보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배경 및 지식 등 아직 여러 모로 모르는 것이 있다. 이번 서지학 실습에 참가하여 간스본의 특징, 개장의 판단 방법, 전문 용어 등에 대해서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간스본이라는 장정 형식은 필사된 내용의 특성과 가치가 서로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크게 자극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간스본이 일정한 비전성, 권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존하는 『문선』고초본은, 예를 들면, 사나게 신사의 권1, 레이제이가의 권2, 사이온지가『간켄키』지배의 권2, 간치인의 권26 등, 거의 간스본이다. 이를 보면 확실히 『문선』고초본이 헤이안 시대에서부터 「비전서」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간스소라는 장정형식과 내용과의 관계에 대해서 아는 것은 간스소를 사용한 『문선』 등의 한적 고초본의 특성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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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진(교토대학 문학부 비상근강사)》
 
 첫째날 오전은 자료의 종이 감정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 내가 주로 다루는 중국의 고전적에서는 특수한 예를 제외하면 상업 출판이 일찍히 성립했다는 점도 관련해서 종이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가 죽지이며, 명대의 고급 서적을 중심으로 백면지가 가끔 사용되는 정도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사본 중심의 서적문화가 늦게까지 남아있었기에 그 종이도 다양하고, 마시(麻紙), 고조시(楮紙), 히시(斐紙),  미쓰마타시(三椏紙)등 원료에 유래하는 차이나 장정에 유래하는 구별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는 서지학의 입문서에서도 언급되어 있기에 나도 글로써 그 차이를 접하기는 했지만, 일본 사본의 실물에 직접 보면서 그 차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이번 실습이 처음이었다. 
 첫째날 오후 및 둘째날 오전에는 서적의 장정에 관해서 충분한 실례를 확인하며 지도를 받았다. 삽화본에 대해서 그림만 잘라내어 판매하는 현상은 중국 고전적의 경우에서도 명판의 백화소설 등을 중심으로 때때로 발생한다. 일본의 경우, 그림이 들어가기 직전의 본문이 흩뜨려 쓴 경우가 많은데 흩뜨려 쓴 후에 그림이 없고 직접 다음 본문이 이어져 있는 경우에는 사이의 그림이 빠져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자극을 받았다. 중국의 정판본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감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그림 추출 감정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싶다.
 나의 소속대학에 소장되어 있는 중국 고전적의 수량은 적지만, 포배장, 또는 그 흔적이 남아있는 개장본이 보이는데 (문학연구과도서관장만력간본『홍무정음』등),  이 자료들은 주로 명 정부와 관련하여 발행된 것이다. 
또한 표지에 대해서도 강좌에서 시도분코장・성선회구장본의 명판류서[곤가미 히라비키(紺紙雲母引)]를 예로 든 것처럼 역시 정부 고관 등의 구장본에는 고급 표지가 사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문학연구과도서관장・왕선겸구장인 송면초『석복』고본[황면], 문학연구과도서관장・왕의영, 나카오 운잔장의 명판『초사』[홍포]등).
 분명히 중국고전적에서는 원장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며, 일본고전적과 상황이 크게 다른데, 그렇다 하더라도 장정이 그 서적의 속성을 나타내고 있는 경우 적지 않으며, 그것은 그 서적의 히에라르키를 일정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고전적 연구에 있어서도 일본 고전적과 마찬가지로 문자내용과 판면의 상황뿐만 아니라, 종이나 장정에 착목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강좌에서 사사키 선생님이 기존에 최선본이라고 여겨져 왔던 『겐지모노가타리』의 사본에 대해서 문자의 형태나 오쿠가키의 정보를 근거로 하여 기존의 정설이 뒤집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상사 연구자들에게도 관련되어 있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전공은 중국사상사이며, 특히 근세의 사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사상사를 논할 때에도 자료의 진위나 성립시대의 문제, 그리고 그것이 사회 안에서 얼마나 중시되어 왔는가라는 문제에 답을 제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기초작업이다. 특히 근세라면 일차 사료가 전해지고 있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 
 우리들이 다루는 사료에 대해서도 단순히 그 문자내용을 근거하여 교감학적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의 형상, 유전이나 장정이라는 외적인 정보도 고려해야만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리포트 편집:도쿄대학 박사과정 도비타 히데노부)
 
 
 
 
 

서지학 실습에 대하여

 가켄(科研) 프로그램「동아시아 고전학의 차세대 거점 형성―국제연대에 의한 연구와 교육의 가속화」(사이토 마레시[齋藤希史])에서는 2017년도부터 「동아시아 고전학」의 기반이 되는 서지학의 수법과 시점을 공유하는 세미나로서 「서지학 실습」을 게이오기주쿠대학 사사키 다카히로[佐々木孝浩] 교수의 협조 하에 시작하였습니다.
 이 서지학 실습에서는 기초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지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초급과 중급의 두 클래스를 설정하여 꾸준히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강좌는 정원제이며, 주요 대상자는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입니다.